무려 2026년. 어째서인지 이렇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글들을 가만히 보고있자니 부끄럽다는 생각 보다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과연 같은 사람일까? 최근 트레바리를 하며 다양한 책들을 접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져 뭐라도 남겨야 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의 나이는 이제 만 35이 되었다. 회사를 때려치고 사업을 시작한지는 만으로 3년이 가까이 흘렀고, 5년을 사귄 여자친구와의 결별과, 작년 아버님의 죽음을 보았다. 어째서 이 많은 일들이 그 짧은 시기에 다 일어난지 이해할 수 없지만, 삶은 계속 흘러가고 있고 지금도 그러하다.
요즘 시간의 흐름이 부쩍 빨라진 느낌이다. 예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삶은 전쟁에 가까워져 가고 있고, 매일같이 AI 기술발전을 온몸으로 이겨내며 치열한 경쟁의 소용돌이 한복판에서 살아남고자 애쓰고 있다. 과거 삼성전자를 다닐때와 비교해 보면 인생이 참 험해진게 눈에 보인다. 내가 잃은 위 3가지 것들, 안정적인 직장과 여자친구 그리고 비교적 젋었던 부모님을 지니고 있었을 때와 비교하면 분명 착잡한 마음이다.
다만 한 가지 얻은것은 있다. 삶에대한 주도성이다. 매일같이 애쓰고 이겨내며 무언가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는 것은 과거에는 그토록 바라 마지않던 것 이었으리라. 인간은 모든 욕구가 채워져도 자아실현의 욕구를 채울 수 없다면 결국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모든것을 잃어도 자아실현을 통해 성찰하는 인간들도 존재한다. 어쩌면 전자의 인간에서 후자의 인간으로 트랜지션을 하는 과정에서의 고통은 필연적인 것 이리라.
고통은 불쑥 찾아온다. 사실 거의 매일밤 찾아온다. 희망으로 시작했던 아침이 지나고 열정 가득했던 오후시간이 지나면 외로움과 피로감이 함께 저녁에 몰려온다. 나는 일종의 조울증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럴때면 사실 죽을맛이다. 친구를 찾고 술을 마시곤 하지만 그 마저도 안되면 정처없이 걷거나 길고 지루한 유튜브를 본다. 술을 아주 많이 먹고 쓰러지지 않는 이상 공허감을 이기지 못해 잘때까지 명상을 하거나 일을 죽어라 하는 등의 하루하루가 반복된다. 주 7일, 365일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반복이다.
나는 두 가지 탈출구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있다. 하나는 내가 하는 일이 다른사람들에게 급격하게 관심을 받으며 크게 성장하여 삶의 구도 자체가 바뀌는 시나리오이고, 둘째는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지금의 이 삶 조차 행복으로 안분지족 하는 것. 매일같이 이 두 가정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뼈빠지게 일하고 주말이면 시내를 나가 사람을 찾는다. 그렇게 산지가 천 일이 넘어가니 영 힘이 들 수 밖에. 과연 끝은 있는걸까?
최근에 몇가지 책을 읽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다. 각자의 삶에서 끈기있게 살아가며 펼쳐낸 두 책은 사실 어떠한 이론서나 이야기 보다 와닿았다. 어떤것이 와닿았냐면, 어떤 인상적인 인간의 삶과 그를 1:1로 반영하는 정신세계에 대한 글 때문이다.
장편 소설을 쓰는 장인으로써의 삶은 어딘가 평범하지만 매우 규칙적이고 끈질기며 프로페셔널 하다. 나는 그 반복적인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하루를 열심히 살 수 있어도 40년을 매일같이 그렇게 사는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그에 비해 나는 고작 3년 이다.
또 한명은 로마 황제로써 매우 평탄한 삶을 살았을것으로 보이지만, 알고보면 10년간의 전쟁통에서 끊없는 고난을 겪으며 스스로의 내면을 강하게 단련했던 한 철학적 인간의 일기이다. 나는 꽤나 그 컨택스트에 매료되었다. 고난을 겪었던 리더의 성찰록. 나 또한 현대의 이 격변의 시기에서 수십개의 경쟁사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내면의 중심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나의 삶도 어쩌면 후대에 읽힐 수 있는 어떤 스토리나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끔 들어와 글을 쓰려 한다. 너무 무겁게 쓰고싶지는 않고, 어떤 일들을 겪었고 어떤 상황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나는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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